만난 게 어딘가, 친구?

찌옹수

서로 알았다는 게 어딘가, 친구

잠깐이라도 만났다는 게 어딘가

같이 지내온 시간은 길었지만

너를 알기엔 잠깐의 시간이었네


만난 게 어딘가,

우리가 서로 알았다는 것은

엄청난 아름다운 사건인 듯 하네

그렇지 아니 한가?


꽃이 핀 게 어딘가,

같은 날씨 아래 흔들리고 있지만

줄기를 곧게 세우고는 서로를 바라보고

지낸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부디 사랑하네.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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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찌옹수

해가 질무렵,

먼지속에서 뛰놀곤


집에 돌아와

뒤둥구는게 얼마나 피곤했나 싶어

문을 열어보지만 씻지도 않고

곧바로 곤히 자는 아이


새근새근 자다가도

새소리에 잠을 깨는데

꿈을 잊을까봐

열심히 종이에 그려놓는 아이


그리다가도 또 노는게 좋은가 보구나

그날도 역시나 꿈보단

먼지속이 더 좋아

뛰쳐나가는 어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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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볕

찌옹수

숲들은 새 옷을 갈아입어

그 모습 보기 참 좋구나.

선선한 바람이 부니, 흔들리는 숲들도

더 없이 아름답구나.

 

지나가던 새들도

쉬어가는 저 나뭇가지에

내 생각들도 나란히 앉아 있네.

 

옆집 강아지는 주인이 없는지

꼬릴 흔들며 달려드는구나.

신나게 뛰 놀 더니, 내 다리 베게삼아

쿨쿨대며 잘도 자는구나.

 

내 등을 따뜻이 째주던 그 햇볕은

이젠 느낄 수 없는 것일까,

쓸쓸히 나만 가득 차 있네.

 

묵묵히 마음껏 걸어도

쉬어 가는 저 새들도, 흔들리는 저 숲들도

결국엔 떠나니, 또 이젠 볼 수 없는 것일까

내 감히 붙잡아둘 수 없네.

 

지독하게 익숙한 상처들도

때론 그 방에 따스한 햇볕이 내리 쨀 때에

그 고마움 잠시남아 그 아픔 잊혀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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