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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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게 어딘가, 친구?

찌옹수

서로 알았다는 게 어딘가, 친구

잠깐이라도 만났다는 게 어딘가

같이 지내온 시간은 길었지만

너를 알기엔 잠깐의 시간이었네


만난 게 어딘가,

우리가 서로 알았다는 것은

엄청난 아름다운 사건인 듯 하네

그렇지 아니 한가?


꽃이 핀 게 어딘가,

같은 날씨 아래 흔들리고 있지만

줄기를 곧게 세우고는 서로를 바라보고

지낸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부디 사랑하네.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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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찌옹수

해가 질무렵,

먼지속에서 뛰놀곤


집에 돌아와

뒤둥구는게 얼마나 피곤했나 싶어

문을 열어보지만 씻지도 않고

곧바로 곤히 자는 아이


새근새근 자다가도

새소리에 잠을 깨는데

꿈을 잊을까봐

열심히 종이에 그려놓는 아이


그리다가도 또 노는게 좋은가 보구나

그날도 역시나 꿈보단

먼지속이 더 좋아

뛰쳐나가는 어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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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농사를 지으셨다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 날

굽은 허리 애써 가누며

밭으로 나가시는 할머니 옆에서


옥수수와 딸기우유를 손에 쥐고

총총총

할머니 옆에서 손잡고

총총총


햇빛이 너무 따가워 

그늘에 앉아있던 어린 나의 눈에

비친 할머니의 땀방울


나는 그 땀방울이

옥수수를 그렇게나 달고

알차게 만든거라고


지금까지 믿고 있다


- ng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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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풍경


빈 나뭇가지에

새 한 마리

온종일 노래도 없이

흔들리고 있다.


구름이 구름의 말로

바람이 바람의 말로

말을 걸어도

마지막 잎새 되어

흔들리고 있다.

저 혼자 풍경이 되어

흔들리고 있다.


- 김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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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 신동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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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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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볕

찌옹수

숲들은 새 옷을 갈아입어

그 모습 보기 참 좋구나.

선선한 바람이 부니, 흔들리는 숲들도

더 없이 아름답구나.

 

지나가던 새들도

쉬어가는 저 나뭇가지에

내 생각들도 나란히 앉아 있네.

 

옆집 강아지는 주인이 없는지

꼬릴 흔들며 달려드는구나.

신나게 뛰 놀 더니, 내 다리 베게삼아

쿨쿨대며 잘도 자는구나.

 

내 등을 따뜻이 째주던 그 햇볕은

이젠 느낄 수 없는 것일까,

쓸쓸히 나만 가득 차 있네.

 

묵묵히 마음껏 걸어도

쉬어 가는 저 새들도, 흔들리는 저 숲들도

결국엔 떠나니, 또 이젠 볼 수 없는 것일까

내 감히 붙잡아둘 수 없네.

 

지독하게 익숙한 상처들도

때론 그 방에 따스한 햇볕이 내리 쨀 때에

그 고마움 잠시남아 그 아픔 잊혀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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