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guharu Foujita, 'Autoportrait dans l'atelier', 1926) ⓒ Foujita Tsuguharu Leonard/ADAGP, Paris-SACK, Seoul, 2014

"공손함(humanitas)이나 온건함(modestia)은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일은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욕망이다."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세상에는 3 종류의 인간이 있다.

첫째 부류는 모든 살마에게서 온화하다고 칭찬이 자자한 사람이다.

두 번째 부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악당이라고 지탄받는 사람이다.

세 번째 부류는 칭찬도 받고 욕도 먹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에게 욕을 먹는 두 번째 부류의 인간은 그냥 쓰레기이니까 조심하면 된다.

반면 진짜로 위험한 것은 첫 번째 부류의 인간들이다.

자신의 욕망을 주장하기보다 항상 타인의 욕망을 따르려고 하니 온화하다느니 공손하다느니 하는 칭찬을 받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타인의 욕망을 따르는 데 성공한다면, 그는 폐인이 될 것이다.

살아도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자신의 욕망을 철저히 제거하는 데 성공한 사람은 죽은 자일 수밖에 없다.

반면 타인의 욕망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지 못한다면, 첫 번째 부류의 인간은 정말로 위험한 존재로 탈바꿈한다.

억압된 욕망을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 폭발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정에서 약한 아내나 자식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자에게 굽실거리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역자를 공격하는 셈이다.

한마디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다.

첫 번째 부류의 남자를 만날때 여자들은 그의 공손함과 온화함에 속아서 결혼을 결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은 자신의 어리석은 선택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지 온몸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공손하고 온화한 사람을 조심하라!

모든 사람으로부터 칭찬받는 사람을 조심하라!

법 없이 살 사람을 조심하라!

이건 생활의 철칙이다.

결국 우리가 가까이 해도 되는 유일한 인간들은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에 속한 사람은 타인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당당하게 표현하니, 적과 동지가 명확히 구분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칭찬도 받고 욕도 먹는 것이다.

만일 그의 욕망이 자신의 욕망과 부합된다면, 이런 사람과는 주저하지 말고 사람에 빠져도 된다.

 

Based on '강신주의 감정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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