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deo Modigliani, "Christina", (1916)
소심(timor)은 우리들이 두려워하는 큰 악을 더작은 악으로 피하려는 욕망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
소심함과 대담함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양극단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순간, 우리는 매사에 소심하게 된다.
반대로 결과가 항상 자신의 뜻대로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일에 대담하게 된다.
소심함이든 대담함이든 두 감정 모두 극단적일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소심함에는 미덕이 한 가지 있다.
미래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소심한 사람은 그다지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항상 실패를 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담함에도 예상하기 힘든 후유증이 있기는 하다.
미래를 너무나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기에 대담한 사람은 비관적인 결과가 발생했을 때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래란 항상 뜻댈 되지 않는 것이다.
미래는 나 자신과 타자가 씨줄과 날줄처럼 역이면서 도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스스로 미래의 모습을 합리적으로 예측할지라도, 타자는 우리의 예측이상으로 움직이거나 아니면 우리의 예측 자체를 무화시킬 수 있다.
그러니 바라는 대로 되었다고 해도 혹은 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원인을 완전히 우리 자신에게만 돌릴 일이 아니다.
어쨌든 지나치게 대담한 사람에게는 소심함이 필요하고, 반대로 불필요하게 소심한 사람에게는 대담함이 필요한 법이다.
그래야만이 미래에 대해 균형잡힌 시선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소심함과 대담함의 중도, 혹은 중용이라고나 할까.
여기서 소심한 사람을 대담하게 만드는 하나의 행동 강령을 추천하고 싶다.
'아님 말고!'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하자는 것이다.
소심함을 극복하려면 그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아님 말고!'라는 쿨한 자세를 갖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실천하는 것 마저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소심한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조금씩 갖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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