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ara de Lempicka, "Self portrait in the green bugatti", (1925)

"탐욕(avaritia)이란 부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이자 사랑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

 

돈에 대한 갈망은 지요한 것이다.

더군다나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회체제 아닌가.

이제 돈은 원하는 것을 구하기 위한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절대적인 수단이 된 것이다.

절대적인 수단은 동시에 절대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이미 돈은 하나의 숭고한 목적으로 승격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돈을 갈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돌아보면 우리가 대학교와 전공을 정하는 것도, 취업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도 모두 궁극적으로는 돈을 벌기 위한 것 아닌가.

돈만 있으면 여행도, 물건도, 행복도, 사랑도, 심지어 애인마저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깅 레스토랑의 지배인이, 친구가, 애인이 내게 친절한 건 내게 돈이 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그들도 나처럼 돈을 신처럼 숭배한다면 말이다.

결국 돈이 없다면 친구든 애인이든 모두 나의 곁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돈을 모으고 또 모은다

아이러니하게도 관심과 애정을 받기 위해 돈을 벌려고 했지만, 돈에 대한 갈망이 커질수록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직접적인 관계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마치 신에게 헌신하느라 가족과 이웃은 돌아보지도 않는 어느 우매한 아주머니처럼 말이다.

이런 딜레마, 돈에 대한 갈망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있을까?

그것은 나름대로 최적생계비를 생각하며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목적의 자리가 아니라 원래 자리, 그러니까 수단의 자리로 만들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돈은 여행을 가려고, 맛난 음식을 먹으려고, 혹은 멋진 옷을 사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돈은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다.

바로 이것이다.

돈에 대한 갈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있다.

최적생계비를 계산하고, 그것을 삶에 관철하는 것이다.

"됐어. 이 정도면 됐어. 이제 삶과 사랑을 향유해야지."

갈망에서 자유로워지는 첫걸음은 이렇게 내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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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수업

저자
강신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3-11-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철학자 강신주가 읽어주는 욕망의 인문학 “자신의 감정을 지켜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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